쌉소리/어느 소기업 이야기

엄마는 가을마다 몸살이 난다.

허리띠를졸라매자 2022. 8. 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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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엄마는 매 해 가을마다 몸살이 난다.

 

그러다 보니 가을이 오고 9~10월 경이되면 조만간 올 것이 오겠구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당시에는... 첫째가 젖먹이였을 때... 그리고 첫째는 10월 말에 태어났으니 아직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때...

 

엄마는 또 몸살이 났다.

예정에 없던 일이라 아빠는 일단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 즈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몸살이 너무 심해 아침부터 지금까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 했다.

아이가 아침부터 분유 달라고 울어 제끼는데... 엄마는 그 잠깐 분유를 탈 기력도 없었다고 한다.

 

말도 할 줄 모르는, 아직 짐승인 아이는 배가고파서 몇 시간 내내 목이 쉬도록 울고 있다고 했다.

조퇴를 하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소기업인지라 조퇴를 하려면 사장님에게 말을 해야 한다.

사정을 말씀드리고 조퇴 좀 하겠다고 허락을 받고 나왔다.

다행히 아주 한가한 시기였다.

 

울어제끼는 아이를 생각하며, 바로 책상을 정리하고 급하게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빠져나오는데, 사장님으로 부터 카톡이 왔다.

"허리띠 저거 지 마누라 아프다고 조퇴한단다. 미치겠다"라는 내용의 사장님이 사장님 사모님에게 보내려던 카톡을 아빠에게 잘못 보냈다.

 

마누라가 문제가 아니라 젖먹이 아이가 문제였는데... 상황을 충분히 다 설명을 했는데...

아빠는 화가 났다...

다닐만한 회사가(사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사무실로 들어가 사장실 문을 열었다.

 

"퇴사하겠습니다."

한 마디를 내뱉고 나왔다.

이후에도 아이 분유값을 벌어야 하기에 당장 퇴사하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그랬다.

아빠는 너무 속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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