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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소리/어느 소기업 이야기 5

할 일이 없으면 일요일에 나와서 분리수거라도 하던가!

얼마 전에 둘째가 아빠와 엄마가 어떻게 만나서 결혼했는지 물었단다. 아빠가 엄마한테 반해서 프러포즈했냐고 물어봤는데... 아빠는 엄마를 회사에서 만났는데, 아빠가 하는 일은 직원에 따라 업무능력이나 일을 대하는 태도의 정도의 편차가 꽤나 크단다. 보통 이 일은 1월부터 7월까지 바쁘고 8월부터 연말까지는 한가한데... 바쁜 시기에 일을 좀 줄여보고자 한가할 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일을 해두는 사람들이 있단다. 당시에 아주 업무능력이나 일을 하는 태도나 별로인 직원이 있었는데, 이 직원은 하반기 내내 일을 해놓지 않고 있다가는 3월 초에 퇴사를 해버렸단다. 일을 마감할 수 없으면 거래처에서 욕을 먹어야 하고, 심지어 사장입장에서는 거래처를 잃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 거래처를 권리금을 받고 팔게 된다거나..

인터넷에 찾아보면 다 나와!

아빠는 너희들이 태어난 이후로 쭉 세무회계 업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단다. 이 업무는 실무적으로 직원과 사장이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단다. 사장이 하는 일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인데... 직원이 사장에게 얘기를 했을 때 '인터넷에 찾아보면 다 나온다'라고 얘기를 한 사람이 있었단다. 그걸 누가 모르나... 본인이 사장이니까 본인이 판단을 내려줘야 하는데... 돈은 벌고 싶고, 일은 하기 싫고... 여하튼 저 사장이 아빠에게 실무를 묻는 일도 당연히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아빠는 속으로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다 나와요!'라고 하는 상상을 하며 웃음을 참았단다.

삥뜯는 세무사

아빠가 하는 일은 사람들의 세금 관련 신고를 하고 상담을 해주는 일들이다. 사장님들은 보통 '세무사'라고 하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정직하게 세금을 내지는 않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단다. 법을 살짝 어겨서 어떻게든 세금을 줄이려는 사장님들이 있고, 세무사도 자영업이니까 어느 정도 거기에 맞춰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란다. 문제는 그렇게 세금을 줄인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인데, 요즘은 예전보다는 꽤나 많이 줄었지만, 역시나 공무원에게 돈이 오가고 인맥을 통해 어떻게 해결을 하고 하는 게 여전히 남아 있단다. 버는 돈이 많을수록 세금에 대해 아깝게 생각하게 되는데, 당시에 지역에서 꽤나 잘 나가던 한의원이 있었단다. 해당 한의원은 세금을 제대로 내지는 않았고, 아빠가 다니던 회..

둘째는 6월에 태어났다.

아빠가 하는 일은 상반기에는 바쁘고 하반기에는 별로 바쁘지 않은 일이란다. 1월부터 바빠지기 시작해 7월까지 바쁜데... 그나마 그중 좀 한가해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기는 전통적으로 6월이었단다. 너희들이 알다시피 둘째는 6월 12일에 태어났는데... 너희들이 태어날 때는 '산후조리원'이라는 것이 유행이었단다. 한국에서 유독 유행한 애를 낳느라 고생하고 망가진 몸을 좀 추스를 수 있게 해 준다는 명목의 장사인데, 첫째 때는 첫째가 아파서 엄마가 아이를 돌보겠다고 산후조리원을 뛰쳐나와버린 반면 둘째 때는 엄마가 2주간 산후 조리원에 있었단다. 엄마는 산후조리원에 있고, 첫째는 4시면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하는데, 엄마가 조리원에 있다 보니 첫째를 받아줄 사람이 없었단다. 그래서 엄마가 조리원에 있는 2주간만..

엄마는 가을마다 몸살이 난다.

아이들의 엄마는 매 해 가을마다 몸살이 난다. 그러다 보니 가을이 오고 9~10월 경이되면 조만간 올 것이 오겠구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당시에는... 첫째가 젖먹이였을 때... 그리고 첫째는 10월 말에 태어났으니 아직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때... 엄마는 또 몸살이 났다. 예정에 없던 일이라 아빠는 일단 출근을 했다. 점심시간 즈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몸살이 너무 심해 아침부터 지금까지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 했다. 아이가 아침부터 분유 달라고 울어 제끼는데... 엄마는 그 잠깐 분유를 탈 기력도 없었다고 한다. 말도 할 줄 모르는, 아직 짐승인 아이는 배가고파서 몇 시간 내내 목이 쉬도록 울고 있다고 했다. 조퇴를 하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소기업인지라 조퇴를 하려면 사장님에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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