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어느 소기업 이야기

둘째는 6월에 태어났다.

허리띠를졸라매자 2023. 4. 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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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하는 일은 상반기에는 바쁘고 하반기에는 별로 바쁘지 않은 일이란다.

1월부터 바빠지기 시작해 7월까지 바쁜데... 그나마 그중 좀 한가해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기는 전통적으로 6월이었단다.

 

 

너희들이 알다시피 둘째는 6월 12일에 태어났는데...

너희들이 태어날 때는 '산후조리원'이라는 것이 유행이었단다.

한국에서 유독 유행한 애를 낳느라 고생하고 망가진 몸을 좀 추스를 수 있게 해 준다는 명목의 장사인데,

 

첫째 때는 첫째가 아파서 엄마가 아이를 돌보겠다고 산후조리원을 뛰쳐나와버린 반면 둘째 때는 엄마가 2주간 산후 조리원에 있었단다.

 

엄마는 산후조리원에 있고, 첫째는 4시면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하는데, 엄마가 조리원에 있다 보니 첫째를 받아줄 사람이 없었단다.

그래서 엄마가 조리원에 있는 2주간만 (그것도 한가한 6월에) 4시에 퇴근 좀 했으면 좋겠다 말을 했더니 사장님의 대답은... 당시 3살인 첫째를 회사에 데려와 옆에 앉혀두고 일을 하라는 말이었단다.

 

회사에는 아빠를 제외하고는 단 1명의 직원만이 있었는데, 겨우 3살인 똥오줌도 못 가리는 첫째가 회사라고 해서 대소변을 가릴 리 만무하고, 우는 것이 일인 첫째가 밖이라고 해서 울지 않을 이유도 없었단다.

 

 

그래서 그때 첫째는 2주간 어린이 집이 끝나면 아빠의 회사에 와서 6시까지 앉아 있곤 했단다.

 

당연한 얘기지만 너를 돌봐야 하는 아빠는 일은 할 수 없었고, 우는 게 일인 네 덕분에 당시에 1명뿐이던 직장동료도 제대로 일에 집중을 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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