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애들에게

아빠는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

허리띠를졸라매자 2024. 6. 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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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엄마와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빠의 아빠는 아빠와 엄마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아침은 잘 먹고 다니냐?'라고 물었는데 아빠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이 들어 지금까지도 아침을 먹지 않는단다.

 

아무래도 이제 막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하니까 노파심에 하는 얘긴가 싶어 별 걱정할 일 없게 하려고, 아빠가 '네. 잘 먹고 다녀요'라고 했더니 아빠의 아빠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내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가서 봤는데 밥솥에 밥이 없던데?' 였단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엄마와 아빠가 신혼생활을 하던 아파트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구축의 아파트를 수리하고 들어간 것인데, 수리 과정 중 도어록을 변경하면서 설정한 비밀번호를 아빠의 아빠가 알고 있었던 것이더구나.

 

뭐 가족이니까 도어록의 비밀번호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빠도 엄마도 없는 아빠와 엄마 둘만이 사는 공간에 아빠의 아빠가 말도 안 하고 몰래 들어가서 밥솥을 열어보고 했다는 걸 알게 된 아빠는 당장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바꾸었단다.

 

 

그때가 아빠의 아빠가 한국 나이로 60살 정도 되었을 때인데...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마라.

 

 

어느 한 교수가 했다는 오래전에 알려진 위와 같은 유명한 말이 있단다.

 

 

사람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스스로를 변화시켜 가는 과정의 연속인데, 그중에는 해야 할 말을 하고, 하지 않아야 할 말은 하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 있단다.

 

일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사회생활이란 것도 가정생활이란 것도 내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인지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살아가는데 꽤나 중요한 습관이란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가면서는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일이 늘게 된단다.

 

 

표면적으로는 어른인데 이런 것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옛날에는 주책맞다고 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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