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애들에게

엄마는 용돈을 받는다

허리띠를졸라매자 2024. 6. 12. 17:23
반응형

일전에 세대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얘기했듯이 지금은 아빠의 아빠의 세대가 가장 부가 많은 시절이란다.

개별적으로야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세대로 보면 그런 경향이 강한데...

 

 

아빠의 아빠와 아빠의 엄마는 전직 공무원 출신으로 운이 좋은 시기에 공무원을 거쳐 공무원 연금이 다달이 몇 백만 원씩 나온단다.

아빠의 아빠는 은퇴 후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연간 사업으로 벌어들여 가져가는 돈이 그래도 1~2억 정도는 되었단다.

 

당시에는 첫째가 생기면 보험 같은 것을 들어주는 유행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집안에서 너희 세대의 첫째인 채원이가 태어나자 아빠의 아빠는 그래도 꽤나 예뻤던 모양인지 다달이 15만 원씩 내는 연금보험을 하나 들어주었단다.

아빠의 아빠가 다달이 납입하고 채원이가 크면 혜택을 받는...

 

20년을 납입하면 끝이 나고, 중간에 입학 축하금이 나오고 60세가 넘어가면 연금이 조금 나오는 보험인데...

 

 

아빠가 아빠의 아빠와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아빠의 아빠는 해당 보험의 납입을 아빠가 가져가던지 해지하던지 알아서 하라 했고 아빠는 아빠의 아빠에게 해지하시라고 하고 말았고 그렇게 그 보험은 끝이 났단다.

 

 

 

너희들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나오는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데, 두 분은 아직도 제조업에서 일을 하신단다.

 

아빠는 아이들이 어릴 적엔 돈을 모으는 것보다 아이들을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너희들이 태어나고 지금까지 10년 정도를 외벌이를 하고 있는데... 이게 맘에 걸렸던지 너희들의 외할머니는 너희들의 학원비에 보태라며 나이가 40이 넘은 엄마에게 다달이 30만 원씩 보내주고 계신 지 몇 년이 지났단다.

 

작년부터인가는 첫째에게 경제관념을 알려주기 위해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카드를 만들어 준 것을 외할머니가 알고나서부터는 첫째와 둘째에게 또 다달이 5만 원씩 용돈을 보내주고 계시고 아빠는 그걸 너희들의 통장에 잘 모으고 있단다.

 

 

 

아마 아빠가 아빠의 아빠와 인연을 끊지 않았더라도... 너희들이 크면 아빠의 아빠보다는 외할머니를 더 좋아하겠지 싶구나...

아마 그거라도 남았다면 너희들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아빠의 아빠가 채원이에게 정도는 좋은 인상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을 때가 있다.

 

 

 

얼마 전에는 너희들의 외할머니가 장신구를 맞추시면서, 나이가 40이 넘은 너희들의 엄마에게도 몰래 돈을 줄 테니 금팔찌를 하나 맞추라고 하셨는데... 10년 전 아빠의 아빠는 아빠의 형제들에게 너희들 다 키워놨으니 이제 다달이 용돈을 줘야 했던 것이 기억이 나더구나.

 

돈은 자식들보다 본인이 제일 잘 벌던 때인데도 말이다...

 

부가 늘어난다고 마음 씀씀이의 크기가 커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