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미래의 아가에게

아이는 태어나서 세 살까지 효도를 다 한다

허리띠를졸라매자 2022. 10. 26. 17:27
반응형

Image by Holiak on Freepik

 

https://tokis.tistory.com/60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현재, 민주공화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의 국민들은 평등하고 우리나라도 그렇다.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

tokis.tistory.com

일전의 글에서 마무리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다.

아빠는 너희가 효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평등의 문제와는 별개의 생각이라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아빠가 너희들만하던 시절에는 경제생활의 은퇴시기가 아주 빨랐고 노인들의 수명도 그리 길지 않았단다.

 

빠른 은퇴와 함께 부족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노후의 생계를 책임져 줄 사람이 필요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고전적으로 그 역할이 장남에게 부여되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의 입장에서 늙은 자신을 봉양할 장남에게, 재산분배 등 경제적이나 심리적인 부분에서 많은 유리한 상황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단다.

 

 

최근에는 이게 흐름이 약간 변했는데... 시대를 잘 만나고 태어나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는 세대인, 지금의 너희들 기준으로는 너희들의 할아버지나 할머니 세대를 기준으로 보자면... 과거와 다르게 이제 자식들의 경제력이 부모의 경제력보다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단다.

이는 수십 년 전의 빠른 경제성장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 그리고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것인데...

 

이전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와는 다르게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시점의 노인들은 사회-경제적으로 그리 약자가 아닌 경우가 흔해졌다.

그래서 요즘의 부모들은 예전 세대보다는 아들이 꼭 필요하다거나, 장남이 중요하다거나 하는 인식의 강도가 많이 엹어졌단다.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자녀가 부모를 봉양할 일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단다.

 

아빠가 살던 세대까지는 부를 누린 노인들에게 자산을 조금이나마 물려받아 집을 부모가 구해주고 자식이 결혼을 하는 문화가 팽배해있었는데, 이 역시 자식들의 노력에 기인한 것은 아니므로, 아마 아빠 세대가 그 마지막 꿀을 빤 세대가 아닐까 싶다.

 

 

이 부동산의 폭등은 그 노인들의 자녀들보다 살짝 어린 세대들에게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는데... 시대상으로 보면 너희의 엄마와 아빠 바로 뒤에 이어지는 세대 정도가 맞지 싶다.

 

지나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노인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자녀들보다 많은 부를 소유한 것과 달리, 이제 지금의 자녀들은 같은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를 포기하는 지경이 되었단다.

 

부동산에 한정해 두고 생각한다면, 집값이 오른다는 공통적인 이유로, 부모가 부자가 될수록 자녀들은 집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란다.

 

 

미래의 일이야 알 수 없지만, 아빠는 이런 현상이 당분간은 어느 정도 더 지속되리라 생각한단다. 

이미 근로소득으로는 자본소득만큼 돈을 벌 수 없는 사회가 되었고, 그런 현상은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연애와 결혼을 고민할 때쯤 되면, 그래도 세상은 젊은 너희들이 살기에는 지금의 언니 오빠들과는 다르게, 좀 더 살만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단다.

 

이는 낮은 출산율 때문에, 사회가 그렇게 변하지 않는다면 그 체계를 더 이상 존속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아빠가 살고 있는 요즘의 세상은 이렇단다.

 

 

 

그리고 이런 현상들 때문에 '孝'의 행위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점도 있는데... 

예전에는 자식이 부모를 봉양해야 했기에 '효'라는 개념이 아주 중요했는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너희들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너희들을 낳으면서 너희들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낳지도 않았단다.

그냥 엄마, 아빠의 사랑의 결실로, 엄마, 아빠의 판단에 의해, 엄마, 아빠의 선택으로 태어난 것인데...

 

너희들이 태어나고 커가면서 엄마,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초음파로 처음 너희를 만났을 때부터(부끄럽지만, 어째서인지 아빠는 초음파로 너희들의 심장소리만 들으면 그렇게 눈물이 나왔단다. 잘 자라고 있는 것이 너무 고마웠는지... 감동적이었는지... 복합적인 감정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몸을 뒤집고, 옹알이를 하고, 걸음마를 하고... 유치원에 가고... 학교를 다니고.

친구가 생겨 같이 게임을 하고 놀이터를 가고...

 

 

너희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엄마, 아빠를 항상 행복하게 만들어 준 소중한 존재란다.

 

그래서 아빠는 너희들이 부모에게 '굳이' 개념상의 '효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효도와는 별개로 부모 자식 간에도 서로 지켜야 할 것은 있겠지만, 이미 너희는 부모에게 어마어마한 행복을 주며, 효도를 하고 있었단다.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효도하지 않아도 좋다... 이미 다 했으니까...

너희들이 커서 해야 할 효도라고는 너희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 그 뿐이란다.

 

 

 

다음은 자식 키워봤자 다 필요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