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미래의 아가에게

카톡 프로필 이야기

허리띠를졸라매자 2024. 4. 23. 17:04
반응형

요새 젊은이들은 인스타 DM을 사적 용도의 메신저로 주로 활용한다던데 아빠의 세대까지는 카톡이 최고 인기였단다

 

카톡이 SNS의 메인이던 세대들은 카톡 친구들의 프로필이 변경되는 것을 보면서 간간이 상대방의 안부를 확인하기도 하였는데... 아빠보다 나이가 있는 아빠의 아빠 세대들은 어린 손자손녀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  프로필을 손자손녀들의 사진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단다.

 

 

 

첫째인 채원이는 우리 가족이 지금은 만나지 않는 아빠의 아빠의 카톡 프로필에 그래도 꽤나 올라갔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더 어린아이가 생기면 또 그 카톡 프로필은 더 어린아이가 점유하고는 한단다.

 

 

아빠의 엄마는 새엄마인데, 새엄마의 주변인 중에는 아빠가 결혼할 때까지도 아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서 새엄마의 카톡 프로필에는 첫째가 올라간 적이 없단다.

 

아빠의 배다른 동생들은 동생들끼리 쌍둥이 형제인데, 이 둘 중 하나는 또 쌍둥이를 낳았단다.

 

쌍둥이가 쌍둥이를 낳으니, 너희는 기억도 하지 못할, 아빠의 아빠는 그게 신기했던 모양인데... 비슷한 시기에 둘째인 다람쥐(aka 새끼럴)가 태어났단다.

 

시기가 겹치니 이제 순차적으로라던가 번갈아라던가 사진을 프로필에 올릴 만도 한데... 쌍둥이가 쌍둥이를 낳은 것이 마냥 신기했던 아빠의 아빠는 둘째인 다람쥐(aka 새끼럴)의 사진을 올린 적은 없고, 서너 달 후 아빠가 아빠의 아빠와 인연을 끊었으니 새끼럴의 사진은 아빠의 아빠의 카톡 프로필에 올라간 적이 한 번도 없단다.

 

 

너희들이 어른이 되면 알게 되겠지만, 어른들은 회사에서도 사회생활(?)을 하고, 집에서도, 친구를 만나도 사회생활(?)을 한단다.

회사가 아닌 곳에서의 사회생활이라는 것은 관계되어 있는 주변사람들을 서운하게 하는 행위들을 줄여나가는 것인데...

 

 

 

아빠의 아빠가 저러다보니... 너희의 엄마나, 계절마다 너희들 옷을 사주고 다달이 너희들 용돈을 부쳐주시는 외할머니를 포함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사시는 외갓집 쪽에서는 아빠의 아빠의 카톡 프로필에 둘째가 올라간 것을 한 번도 볼 수 없었단다.

 

어른이 사회생활을 하고 눈치란 게 있으면, 출생 당시에 며칠 정도라도 올려줄 만 한데... 아빠의 아빠는 타인의 감정에 잘 공감을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빠는 엄마에게 말은 안 했지만, 저런 아빠의 아빠의 행위들이 너희들의 엄마나 외갓집, 그리고 당사자인 아빠의 딸들에게는 서운함이 쌓일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단다.

 

 

 

그래서인지 너희들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항상 카톡 프로필의 한쪽엔 너희 둘을, 다른 한쪽에는 외삼촌의 아이들의 사진들을 올려놓으신단다.

 

아마도 엄마와 아빠도, 외삼촌과 외숙모도 서운할 일이 없게 하시려는 것이겠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