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저는 작년에 차량 에어컨에 문제가 발생해, 수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차를 끌고 나오면서 에어컨이 별로 시원하지 않은 듯하다고 느꼈는데, 작년은 대충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되었는데, 일련의 하체작업을 하는 과정에 예민해진 진동과 소음에 대한 제 반응은 에어컨에서도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에어컨을 가동하고 풍량을 최저로 하면 '쉬이이익' 하는 물 흐르는 듯한 미세한 소음이 공조기 부근에서 들렸습니다.
증상을 알아보니 에어컨 가스 부족 증상이라는데, 이게 자가로 해결이 가능한가 고민하다 여름을 다 보내고 좀 전에 작업하고 올라와 바로 후기를 남깁니다.
자가로 보충 가능한 냉매의 종류
먼저 자신의 차량의 냉매종류를 알아야 합니다.
최신 차량이나 전기차가 아닌 경우 대부분은 R134-a라는 냉매를 사용하는데, 이 냉매가 아닌 이상 현시점에서 자가로 보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https://auto.danawa.com/news/?Tab=A&Work=detail&no=5081940
R12 냉매를 사용하는 차량의 경우 R12 대신 R134-a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사용하여야 하는 냉매의 양이 다르다고 합니다.
불확실한 것에 목숨 걸면 안 됩니다.
R12의 경우 맡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최신 차량에 들어가는 냉매인 HFO-1234yf 역시 자가 보충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의 경우에는 절대 손을 대면 안 되는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모르겠습니다.)
고장부의 진단 방법
위의 글을 작성하고도 별로 시원하지 않다 느꼈는데, 코로나가 한창이라 외출을 자제해 정확한 상황은 판단이 안 섭니다.
평일에는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을 이용하기에 한낮에는 차량을 운행할 일이 없어 에어컨이 덜 시원하더라도 큰 문제는 안 됩니다.
문제는 올해인데... 전술한 물 흐르는 듯한 소음이 거슬리기도 했고, 자체적으로 '엔데믹' 상황이 되어간다 판단하여 올해는 여름에 제가 나들이를 작년보다는 많이 다녔습니다.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면,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은 것이 체감되며, 이게 상당히 불편합니다.
에어컨을 최저온도로 설정하고 풍량을 최대로 가동하여도 뒷좌석에 앉은 6살 딸아이가 덥다고 말을 하는 수준입니다.
먼저 제 차량이 R-134a 냉매를 사용하는 차량인 것임을 확인하였고, 이후 이게 제가 작업할 수 있는 난도인지 고민했고, 그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은 어떤지 - 수습이 가능한 수준인지 - 고민했습니다.
먼저 가스 보충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주입할 적정량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스가 아예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게 의미가 없습니다.
위의 이전에 작성한 글처럼 에어컨 가스는 밀폐되어 있는 것이라 어딘가 누출가 있는 것이 아니면 가스가 부족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여름이 오기 전에 가스 보충을 하는 것은 호구 짓입니다. 가스는 밀폐되어 있습니다.)
큰 누출이라면 누출을 먼저 해결해야 하고, 미세한 누출이라면 그때는 수리비와 가스 충전 비용을 고민하여야 합니다.
제가 이번에 구입한 냉매 한 캔은 만원 이하였습니다.
해마다 한 캔을 충전해야 한다면, 10년을 더 타는데 냉매로 인한 유지비가 10만 원 미만이 됩니다.
여기에 가스 주입을 위한 도구를 구입하는 가격이 수리비보다 비싸다면 수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므로 에어컨 가스 보충은 미세 누출일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자가충전 시 최악의 경우 가스가 과다 보충되어 컴프레셔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웬만하면 공업사를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문에서 제가 사용한 방법의 경우 냉매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운에 맡길 뿐입니다.
또한 에어컨 가스는 유독한 기체라 하니 더욱 조심하셔야 합니다.
제 경우 시원한 바람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나, 덜 시원한 바람이었고, 이는 작년에도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름이 다 가도록 여전히 비슷한 체감을 하는 상태인 것으로 보아 가스가 콸콸 새는 것은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냉매의 과다 보충에 대해서도 고민했는데 제가 구입한 가스 주입 도구가 중도에 냉매 충전을 멈출 수 있는 구조라, 게이지를 잘 보면서 판단하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 정확한 냉매의 양은 압력이 아닌 무게로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틀린 방법입니다. -
이전의 에어컨 관련 글처럼 누출을 잡지 못하고 보충을 하게 되면 빈 독에 물 붓기이므로 먼저 가스 이외의 기계적인 부분을 확인했습니다.
시동을 걸고 본넷을 열어 저 부분을 보면 팬(선풍기)이 보입니다.
시동을 건다고 저 녀석이 무조건 돌지는 않습니다.
다만 에어컨을 가동하면 저 녀석은 무조건 돌게 됩니다.
(이 글에서 에어컨이 돈다는 것은 A/C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을 때 얘기입니다.)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가동했을 때 저 팬이 돌지 않는다면, 팬 쪽의 문제일 확률이 큽니다.
마찬가지로 시동을 걸면 위의 벨트는 사진처럼 돌게 되는데, 아래쪽 강조된 영역의 컴프레셔 풀리는 돌지 않습니다.
에어컨을 켰을 때 아래의 풀리가 같이 돌지 않는다면 컴프레셔 쪽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냉매가 지나는 배관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냉매를 공업사에서 주입 시에는 오일도 같이 주입됩니다.
그래서 이전의 에어컨 관련 글처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여 헐거워진 배관에서 가스가 샌다면 오일의 흔적이 남기 마련입니다.
제 경우는 정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열교환기에서도 가스가 샐 수 있습니다.
차체에 가려 잘 안 보이기는 하지만, 저 앞쪽에서 들여다보면 가스의 누출이 있는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열교환기에 먼지가 많은 경우 세차 시 에어건으로 불면 냉방 효율이 좋아진다는, 즐겨보는 유튜버인 카맨 패밀리의 팁이 있었습니다.
또한, 써모스탯의 문제일 수도 있고, 에어컨 컨트롤 밸브의 문제일 수도 있고,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많아도 풍량이 낮아져 덜 시원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파악하지 못한, 전문가들만 아는 고장의 원인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냉각수가 부족하여도 에어컨은 덜 시원해집니다.
가스 보충 방법
저는 이렇게 생긴 밸브와 가스를 주문하였습니다.
중국에서 직배송되는 제품들이며, 가스 한 통에 4천 원 정도로 판단됩니다.
배송비를 고려해 가스가 남으면 나중에 또 충전할 수 있게 두 통을 주문하였습니다.
https://link.coupang.com/a/bIhOPw
쿠팡에 보니 냉매와 충전 어댑터를 같이 파는 제품이 보입니다.
가스 주입을 위한 도구는 따로 설명서도 없이 분리된 채로 배송이 되었습니다.
먼저 캔에 구멍을 꿇는 밸브가 하나 있습니다.
캔을 결합하기 전에 구멍이 나면 안 되므로 빨간 밸브를 최대한 열어 송곳같이 생긴 핀이 최대한 후퇴하게 하였습니다.
게이지에는 PSI 단위 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에어컨 가동 중 저압 배관의 압력은 30~40 PSI가 적당하다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량에 연결하는 밸브를 나사를 돌려 결합하여 주었습니다.
세 번째 사진의 파란 부분을 뒤로 당긴 채로 차량에 결합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작업 시 실외 온도는 26도이며, 에어컨 온도를 최저로 설정하고 풍량을 최대로 하였을 때 공조기 토출구의 온도는 12도 정도였습니다.
말이 12도지... 기온이 30도 이상이 되고 엔진이 열을 받고 하면 체감상 토출구 온도가 20도 이상이 되는 듯합니다.
온도 측정에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사용하는 온도계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가스 주입 전 에어컨을 최소한 5분 이상 가동해 가스를 압축시켜야 합니다.
배관 연결은 이 이후에 진행하여야 합니다.
게이지에 배관을 연결하여야 하는데, 이게 방향성이 있을지 몰라서 구매 페이지의 대표 사진과 같은 구조로 연결하였습니다.
이후 게이지 옆의 밸브를 최대한 잠가 가스 주입을 차단시켰습니다.
이후 엔진 뒤편의 '저압 배관'에 호스를 연결하였습니다.
호스 연결 시 엔진이나 에어컨 배관등 뜨거운 곳들이 많고, 팬벨트 등 구동되는 벨트들도 있어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 작업해야 합니다.
위 사진이 에어컨 냉매 배관의 뚜껑인데 L이라 쓰여있는 것이 저압배관이며, H는 고압배관입니다.
가스 주입을 자가로 할 때는 무조건 저압배관을 통해야 합니다.
고압배관 사용 시 인명사고의 발생위험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에어컨 가스 캔에 밸브를 연결하고 최대한 잠가 구멍을 낸 후, 다시 밸브를 최대한 후퇴시켜 구멍이 개방되어 가스가 주입되게 하였습니다.
가스 주입 전 밸브만 연결하고 확인해 보니 저압배관의 압력이 20 PSI 정도입니다.
(사실 정확하게는 저압배관의 압력만을 보는 것이 아닌, 고압배관과의 압력차를 확인하는 것이 맞다는 글을 보았습니다만.) 역시 가스가 부족하다 판단되어 주입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스가 들어가는 중에는 압력이 조금 오르나 주입이 끝나면 다시 회복되므로 걱정하실 문제는 아닙니다.
제 경우 주입 중 50 PSI까지 나왔는데, 유튜브에서 영상들을 보면 70 PSI까지 솟아오르는 상황도 보입니다.
가스 주입에 걸리는 시간은 30초~1분가량이라 하는데, 저는 2분 이상을 최대한 기다렸고, 가스통은 거꾸로 들고 있어야 다 주입이 된다 합니다.
주입이 끝나자 압력게이지가 다시 내려가는 것이 확인되었고, 최종적으로 30 PSI 정도 되었습니다.
30~40 PSI가 적정선이라 하니 일단 한 캔만 투입하고 멈추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압축기를 해 먹으면 일이 커지므로... 과유불급이라 생각했습니다.
작업 완료 후 에어컨을 가동해 토출구 온도를 측정해 보니 5도 이하로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에어컨 가동 시 들리는 물 흐르는 듯한 소리도 사라졌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제 내년까지 주행해 보고 별 이상이 없으면, 누출은 없다는 얘기이므로, 작년에 부품을 교체하고 가스를 주입해 준 업체에서 가스 충전이 덜 된 것이라 판단을 할 것이고, 미세 누출이 있다면 해마다 5천 원 정도의 냉매 한 캔씩 주입하는 것으로 수리 없이 버티게 될 것입니다.
23.05.31 추가 - 현재 에어컨은 아주 정상적으로 제대로 동작합니다.
가스를 자가로 주입한 지 7개월이나 지났으니 누출이 있다면 얘가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전에 배관을 돈 주고 갈았을 때 정량을 제대로 채워주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23.09.14 추가 - 여전히 에어컨은 냉장고처럼 시원합니다.
역시나 업체에서 가스를 제대로 충전해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부러 블루핸즈도 안 가고 에어컨 전문 업체로 갔는데.... 역시 공업사는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작업 시 시동을 걸어두고 작업을 하다 보니 엔진의 진동이 살짝 있는 듯합니다.
https://tokis.tistory.com/112?category=934773
일전에 활대 부싱을 교체한 후 미뤄둔 작업이 이너 타이로드 교체 및 핸들 유니버설 조인트 교체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위 작업은 해야 할 것 같고, 이후 작업은 엔진 미미 교체 및 겉 벨트 교체가 될 듯합니다만...
워낙 게을러... 엔진 미미나 벨트 교체는 내년이나 되어야 실행하지 않을까 마 그런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에어컨 가스 충전은 과충전시 컴프레셔 등 다른 부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어컨 가스는 유독한 기체입니다.
그리고 고압배관에 장비를 연결하려 시도하면 큰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누출이나 고장의 기계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