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이 40 넘어서 가출을 했다가 귀가했더니 평생 장롱면허인 동거인이 자기도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차를 사달랍니다.
연습용으로 경차를 사자니 완전 썩차가 아니면 딜러가격으로 500~700은 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돈이면 제가 타는 11년식 아반떼 MD를 살 수 있는데, 이럴 바엔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제차를 집사람에게 주고 제가 그랜다이저 키로수 짧은 것을 사 오면 성공한 인생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은 있지만, 이러든 저러든 모닝과 그랜다이저를 엔카에서 알아보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들이 좀 있어 고물가, 고환율, 고난방비에 중고차를 알아보실 분들이 있을까 싶어 지금까지 제 머릿속에서 정리된 내역을 올려봅니다.
먼저 엔카에 방문해 모닝을 찾아보았습니다.
매물들 상단에는 우대등록이라는 차량들이 나옵니다.
우대등록은 엔카 측에 추가수수료를 내고 상단에 등록하는 것 같은데, 잘 팔릴만한 차량이라면 굳이 수수료를 더 낼 필요가 없지 싶습니다.
일반등록에서 주행거리순으로 정렬해놓고 보기로 판단했습니다.
가격이 튀는 매물이 보입니다.
사고차이거나 허위매물일 확률이 높겠죠.
가격이 튀는 것은 거릅니다.
싸고 좋은 중고는 없습니다.
중고란 것이 적당한 가격이면 거래가 성사됩니다.
사고차 부분은 싼마이로 사서 탈 요량이라 할지라도, 되팔 때 이게 얼마나 쉽게 팔릴지...
안전에 문제는 없는지...
추가적으로 고장이 발생할 문제는 없는지 등이 좀 걸리는데...
딜러가 중고차를 팔기 위해서는 무조건 성능기록부가 있어야 합니다.
딜러가 파는 차량은 매매상사가 아닌 외부기관에서 점검을 받아야 팔 수 있는 매물이 되는 것인데, 개인 간 거래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차를 띄워봐도 알 수 없으니 딜러 매매가가 개인 거래가보다 비싸더라도 딜러의 매물은 성능기록부가 있으니... 조금 더 주고 성능기록부를 보고 사는 것이 중고차를 살 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엔카에서 모닝을 검색한 후에 좌측 사이드 메뉴에서 옵션을 보면 성능기록부와 보험이력이 있는 차량만 걸러볼 수 있습니다.
상기한 바와 같이 성능기록부란 것은 무조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딜러가 파는 차량에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보험이력과 성능기록부가 둘 다 있는 매물을 거르고 나니 총 매물 수가 4,407대에서 3,745대로 줄어든 것이 확인됩니다.
매물의 15%가 해당 부분을 올리지 않은 것입니다.
허위매물이거나 정보가 노출되면 팔리지 않을 차량이 아니라면 굳이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성능기록부와 보험이력이 공개되어 있지 않은 차량은 거르면 됩니다.
그렇다고 성능기록부가 올라와 있는 차량이라고 다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성능기록부를 보다 느낀 점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먼저 성능기록부에는 좌측사진처럼 성능기록부가 작성된 시점의 주행거리가 나옵니다.
매물의 주행거리와 성능기록부상 주행거리가 맞지 않다면, 허위매물이거나 성능점검 이후 많은 키로수를 주행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능기록부를 보다 보면 성능점검자와 성능점검일자가 나옵니다.
엔카에서 갈무리를 한 시점 23년 1월 26일입니다.
성능기록부의 유효기간은 120일이기 때문에 위 차량은 정상적인 차량이 아닌 듯합니다.
모닝 같은 경차에 16년식, 키로수가 1만 킬로밖에 안 된다면 거래가 아주 잘 되는 차량입니다.
이런 차량이 1년이 넘도록 팔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허위 거나, 하자가 심하거나 가격이 비싸거나 하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요.
하지만 구입하는 사람입장에서는 허위매물도, 하자가 심해도, 가격이 비싸도 사지 않을 것이므로...
거래가 잘 되는 차량의 경우 성능기록부의 작성일자가 오래되었다면 거르면 되지 싶습니다.
또한 추후 설명할 중고차 성능 보험 역시 이 성능기록부상의 주행거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일단 120일이 경과한 성능기록부라면 허위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엔카 매물을 보면 위와 같이 매물의 사진이 있는데... 이 매물사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성능기록부입니다.
사진빨은 실물과 꽤 다르며... 겉만 번지르르해봐야 기계적인 부분이 정상이 아니면 손해가 큽니다.
그리고 외판은 어차피 구매하러 갈 때 실물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차량의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외판보다 수리비가 훨씬 많이 드는 기계적인 부분에 대한 점검 기록이 있습니다.
위 갈무리의 차량처럼 전부 다 왼쪽 라인에 있는 게 아니라면 거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오일의 미세누유가 있다고 한다면 '미세'라는 기준은 점검자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고차라는 것이 연식과 키로수가 있다 보니 미세누유는 대부분 있을 만한데, 엔카에서 차량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미세누유도 찍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굳이 미세누유 같은 것이 찍혀있다면 설마 진짜 '미세'일까 고민을 해보는 것이 맞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사고차인지 여부는 왼쪽 사진 부분을 보시고 판단하실 것 같은데 딜러들이 말하는 휀다나 범퍼등의 단순교환은 '무사고'로 친다 치더라도... 찝찝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험이력도 같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의 차량은 동일한 차량의 정보인데.... 성능기록부상 무사고라고 되어 있지만, 보험이력을 보면 자차수리한 것이 두 번 확인됩니다.
자차의 경우 수리비가 총 70, 83만 원 정도의 두 건이니... 범퍼와 도어, 휀다 정도 해서 3판 정도 판금-도색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도색은 두 사고 다 포함이고... 부품가액이 17만 원에 6만 원 정도라면 그래도 큰 사고는 아니었겠네 싶습니다.
타차 같은 경우 6월 28일에 114만 + 97만이 잡혀 있습니다.
두 번째 사고는 남의 차를 박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하튼 위 차량은 성능기록부상으로 무사고인데... 위와 같이 수리이력이 있습니다.
보험처리를 하지 않은 수리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이력으로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성능기록부는 중요합니다.
또 같이 보아야 할 것이 용도 이력과 소유자 변경이력입니다.
이 차량의 경우 16년에 차량을 구매하고 보험 처리한 작은 사고 두 건이 있었고, 보험처리 시기는 17년 11월과 21년 6월입니다.
그리고 22년 2월 14일에 소유자변경은 매매상에 넘긴 시기입니다.
마지막 사고 이후 8개월이 경과했는데... 이 텀이 길다면 이제 차량을 바꾸고 싶어 바꿨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텀이 아주 짧다면 사고로 인한 후유증에 차량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소유자 변경이력은 이 차는 딜러를 제외하고는 단 1명만 소유했던 소위 1인신조 차량인데...
첫 소유주가 탔다면 '차를 소중하게 아끼고 관리를 잘했겠거니'라는 추측에 선호받는 것이나...
그거야 차량에 관한 지식이나 지출할 금전적인 여유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 큰 의미는 없다 치고,
다만 변경이력이 많은 차량이라면, 차량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어째서인지...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냥 중고로 차를 자주 바꾸는 젊은 양반들이 탔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차피 잠시 타다 팔 차량이라 관리가 대충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량의 관리는 5만 km, 10만 km마다 진행되는 것들도 있는데...
소유자가 자주 바뀌었다면 그 히스토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확률도 높으므로 소유자 변경이력이 적은 차의 불확실성과는 다르게 변경이력이 많은 차는 거르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용도이력은 렌터카나 영업용으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으므로... 잘 보아야 하는 부분이긴 한데, 약간 애매한 것이 법인의 장기렌트로 사용하였다면 어차피 수리비등도 법인에서 지출되므로 관리가 잘 된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성능기록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실 이곳입니다.
이 차량의 경우 보험처리가 두 건이나 있었고...
사고수리가 보험 처리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2회 이상이라는 얘기인데... 무사고로 되어 있습니다.
'단순 교환'일 거란 얘기이긴 하나...
보통은 단순 교환이라 하더라도 성능기록부 제일 하단 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기사항 및 점검자의 의견' 부분에 추가적인 내용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제66조(사업의 취소ㆍ정지) ①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자동차관리사업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 제15호 또는 제16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등록을 취소하여야 한다.
12. 자동차매매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라. 제58조제1항제1호 또는 제2호를 위반하여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고지한 경우
13. 자동차정비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바. 거짓으로 제58조제1항에 따른 성능ㆍ상태 점검을 하거나 점검한 내용과 다르게 자동차매매업자에게 알린 경우
자동차관리법 제58조(자동차관리사업자의 고지 및 관리의 의무 등) ① 자동차매매업자가 자동차를 매도 또는 매매의 알선을 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그 자동차의 매수인에게 서면으로 고지하여야 한다.
1.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자가 해당 자동차의 구조ㆍ장치 등의 성능ㆍ상태를 점검(이하 "자동차성능ㆍ상태점검"이라 한다)한 내용(점검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포함하며, 점검일부터 120일 이내의 것)
성능기록부가 실 차량과 맞지 않는다면 보험처리를 받을 수도 있고, 매매상과 점검자에게 영업정지 등의 불이익도 줄 수 있으며, 환불사유가 됩니다.
다만 보험의 경우 2,000킬로를 보장할 것인데, 구매 후 실주행거리가 아닌 성능기록부상 주행거리에서 2천을 보기 때문에 역시 또 상술한 바대로 성능기록부를 꼼꼼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성능기록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자동차관리법 제66조대로 관할이 구청이 됩니다.
환불을 받으려면 구청에 민원을 넣어야 합니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위의 차량은 보러 가기엔 리스크가 꽤 있는 차량이니 거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위의 자동차 관리법으로 인해 판매 이후 문제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단순 교환 같은 경우에는 지금 사진의 이 차량처럼 성능기록부 맨 아래의 '점검자 의견'에 적혀 있는 경우가 꽤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니 성능기록부를 볼 때 '특기사항' 부분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차량은 첫 번째 사진에서 확인 가능하듯이 '완전무사고'라고 올라와 있습니다.
딜러가 말하는 '무사고'와 달리 '완전무사고' 일반적으로는 판금, 교환조자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므로... 이 차 역시 걸러야 할 매물입니다.
또 다른 차량인데.. 이 차 역시 '완전무사고'는 아니지 싶습니다.
일단 '특기사항'에 아무 내용이 없으니 이 차는 위의 세 차량에 비해 '완전무사고'일 확률이 가장 높다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무사고' 차량인데... 역시나 조수석 양문에 판금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엔카에서 성능기록부를 보다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성능기록부 관련하여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저 성능기록부는 전산으로 입력된 것이라 실제 성능기록부와 다르게 입력을 해버리면 또 구매자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엔카에서 성능기록부 및 보험이력을 열심히 보고 적당한 매물을 찾아가서 차량을 보시고 계약서를 쓰실 때는 위 사진과 같은 '성능기록부 원본'에 사인을 하고 싶다고 원본을 달라고 하여 성능기록부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성능기록부를 작성하는 정비업체와 딜러가 속한 매매상은 이러든 저러든 거래처 관계입니다.
본문에서 언급한 성능기록부 관련 글은 걸러야 할 차량을 편하게 좀 더 거르려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성능기록부와는 별도로 차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도 아주 중요합니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9998629
"무사고라더니 3900만원에 `폐차` 샀다"…`엉터리` 중고차 점검, 속사정 알아보니 [세상만車] - 매
소비자원, 성능·점검기록부 실태 조사조사대상 10대 중 7대 허위기록 적발5분 눈으로 훑어본 뒤 점검 끝내기도사고 침수 흔적 없앤 `무빵`에 무방비
www.mk.co.kr
2부는 중고차를 사러 매매상을 방문하여 실제 차량을 점검하는 법에 관한 글이 되지 싶은데...
관련 내용은 유튜브 등에 워낙 많기도 하고... 제가 실제 중고차를 구매할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글이 게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고차를 사보자 3부 - 중고차 상태 점검 및 간단한 개선들
장롱의 운전연수를 위해 업어온 09년식 모닝을 받고는 제가 관리하던 차가 아닌지라 간단하게 점검을 해보았습니다. 이제 대한 간략한 후기를 남깁니다. 제일 먼저 점검한 것은 버튼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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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를 구입하여 점검하고 경정비를 한 후기가 추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