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회계사무실의 업무방식은 본인이 담당할 거래처를 회사로부터 지정받아 해당 업체의 일을 본인이 온전히 처리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이전 글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요즘은 완전 신입을 뽑는 회사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을 사용하는 회사는 많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라 하더라도 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입장이다 보니 일을 아예 주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을 모르는 신입의 경우에는 사수가 돌봐줄 수 있는 수준의 적은 양의 업무를 주고, 사수가 도제식으로 일을 알려주게 됩니다.
일전에 언급한, 반은 서비스직이고 반은 기술직에 가까운 업무 특성상 회계나 세무, 노무 등에 관련된 질의를 거래처에서 받는 경우가 생기고, 일을 알던 모르던 회사에 다니고 본인의 거래처를 할당받은 이상 이는 본인이 대응해야 하는 업무가 됩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야 일을 모르는 것을 감안하여 쉽고 간단한 거래처 위주로 주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래처에서 묻는 것들이 막내가 전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제대로 대응이 되지 않는 경우 거래처에서는 우리 회사의 업무를 일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맡겼다는 불신이 생길 수 있습니다.
(흔히들 신경을 안 써준다고 얘기하게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어쨌거나 임금을 주고 사용하고 있는데, 직원이 업무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막내에게 일을 알려줄 때 제가 꼭 하는 말인데... 거래처에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잘 모르는' 경우가 빈번해지면 거래처에서는 바로 윗문단에서 말한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말이란 것은 같은 뜻이라도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게 다르기 때문에 이럴 때 최고의 대응은 '확인하고 연락드리겠다.'는 표현입니다.
이 확인이라는 것은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는 표현인데, 아는 길도 물어가라고... 몰라서 확인을 해볼 수도 있고, 실제로 아는데도 확인을 해볼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업무처리에 있어 그냥 신중한 사람이 되는 것뿐인데, 발화하는 태도가 좋다면 거래처에서는 전자의 경우에도 후자처럼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래서 또 발화하는 태도가 중요해지게 됩니다.
거래처와 통화를 할 때는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잘 모르겠다.'는 말 보다 더욱 안 좋은 행위는... 잘 모르는 것을 본인의 판단으로 '이러면 되겠지?, 이게 상식이지?' 하면서 대충 둘러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표현의 종결이 '~같아요.'로 끝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됩니다.
업무란 것은 상식에 부합하는지 여부로 판단과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무사사무실의 경우 거래처 문의에 세법이나 근로기준법에 부합하게 안내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한 가지를 안다고 하더라도, 크게 보아 같이 엮여있는 여러 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같이 고려하고, 같이 안내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수에게 일을 도제식으로 배우는 뉴비의 경우, 본인이 세법을 찾아보고 확인해 보았더라도, 본인이 이해한 것이 세법에 맞게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꼭 사수에게 확인을 받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업무의 특성상 대단히 큰돈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돈이 걸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안내가 잘못되면 거래처의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지고, 그게 또 불만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미덕입니다.
'잘 모르겠다.'는 말은 사내에서는 자주 해야 할 말이고, 사외에는 가급적 쓰지 않아야 할 말입니다.
간혹 이를 반대로 하는 초심자들이 있어 글을 게시합니다.